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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영화] 이창동. 시성장하는 사람๑ (SELF CARE) ★/DAYS • & ❝ 2020. 4. 25. 23:07
이창동 시 Poetry, 2010 아네스의 노래
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
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
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
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
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
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
이제 작별을 할 시간
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
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
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
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
작별을 할 시간
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
나는 기도합니다
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
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
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
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
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
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
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
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
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
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
머리맡에서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2020.04.25 11:01 pm
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생각보다 더 아름다운 곳일 것이다. 또 세상은 설레임을 가지고 마냥 소녀처럼 바라보며 살기엔 생각보다 더 위험한 곳이다.
영화에서 결국 이 세상을 견디기에 너무나 맑았던 그녀는 아름다운 시 한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.
세상을 스스로 떠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. 이들 중 대다수는 세상보다 지나치게 맑은 사람들이기에 자의로 조금 일찍 떠난다. 자기 영혼을 해치지 않기 위해 또는 영혼이 다쳤기에 세상을 버린다.
잘한 일이라 할 수는 없다. 그래도 그들은 그들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뭔가를 남기고 간다. 잘한 일도 아니지만 꼭 잘못된 거라 말할 수 있을까.
누군가 설령 죽음을 택한다하더라도 그 죽음만으로 우리의 하루는 세상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. 슬픔은 금세 사라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.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이제는 너무나 잘 알기에. 미자와 같은 인물을 생각하면 그저 숙연해진다.
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시는 곱고 또 무겁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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